비아트론이 10월 8일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습니다. 주가를 올린 재료는 삼성전기향 유리기판 장비 납품 보도입니다. 그런데 삼성전기는 한 달 전 유리기판 양산 목표를 2028년으로 늦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가는 3년 중 가장 뜨거운 자리
- 10월 7일 기준 시총 1,453억. 연초 대비 +64.5%.
- 60일 이격도 +35.3%로 최근 3년 백분위 100%임.
- 50주 이동평균 대비 +33.2%. 50주 밴드 최상단에 붙어 있음.
- PBR 0.78배. 최근 3년 이력은 0.47배~0.65배, 중앙값 0.57배였음. 밴드 상단을 뚫고 올라온 자리.
올봄에도 시총이 1,500억 근처까지 갔다가 석 달 남짓 만에 830억 안팎으로 내려온 전례가 있는데 당시 낙폭은 약 45%였습니다.
지금 이격도는 그때 고점보다 높습니다.
오늘 보도, 누가 말했는지부터
프라임경제는 비아트론이 삼성전기와 유리기판용 글라스 본더 공동개발을 마치고 연내 초도 물량을 납품한다고 보도했습니다. 글라스 본더는 유리기판 위에 반도체 다이나 이종 기판을 정렬해 붙이는 장비로 접합할 때 생기는 휨과 미세 균열을 잡는 게 과제로 꼽힙니다.
- 공동개발 완료, 연내 초도 장비 공급 확정: 익명의 IB 업계 관계자 발언
- 내년 양산 스케줄에 맞춰 후속 수주: 같은 관계자의 전망
- 삼성전기의 브로드컴향 시생산 재개: 같은 관계자의 관측
- 회사 입장: "NDA로 상세히 언급하기 힘들다"
- 하나증권 리포트(9월 30일): 다이·글라스 본더 개발 완료, 이르면 연말 복수 고객사 품질인증(PQ) 예상
기사에 인용된 범위에서 회사가 직접 확인한 대목은 없습니다. 리포트가 쓴 건 개발 완료와 품질인증 예상까지고, 삼성전기 납품 확정은 익명 발언에서만 나왔습니다.
즉, "삼성전기 납품 확정"이라는 핵심 문장은 익명 발언 한 줄에만 걸려 있습니다.
틀렸다는 얘기가 아니라, 아직 아무도 이름을 걸고 확인해 준 적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삼성전기 시계는 2028년을 가리킴
기사는 삼성전기가 양산 일정을 앞당기고 있고 내년부터 양산이 본격화된다고 썼습니다. 그런데 9월에 나온 보도들은 방향이 반대였습니다.
- 양산 시점: 본격 가동 목표를 2027년에서 2028년으로 조정(딜사이트 9/8). 교보증권도 실질 양산을 2028년 이후로 봄(9/29).
- 투자 기조: 유리기판 투자 속도 조절, FC-BGA와 MLCC 우선.
- 장비 발주: TSMC 신뢰성 평가가 한 달 이상 늦어지며 일부 협력사에 발주 연기 요청.
- 브로드컴: 성능 평가는 R&D 단계, 빅테크의 대규모 양산 주문은 뚜렷하지 않음(교보증권).
초도 납품과 양산 지연은 같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초도 장비는 세종 파일럿 라인에 들어가는 물량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걸리는 건 후속 수주인데, 기사가 말한 대규모 수주는 양산 증설이 있어야 나오는데, 그 증설 시점이 2028년 쪽으로 밀려 있습니다.
업계 전언으로는 유리에 구멍을 내는 단계 수율이 90~95%, 구리를 채운 뒤에는 30% 안팎입니다. 삼성전기가 서두르지 않는 배경입니다.
비아트론 주가에 들어간 일정은 "연내 납품, 내년 양산"이고 삼성전기 쪽 보도는 "2028년"입니다. 이 둘 사이에 1년이 비어 있습니다.
수주잔고는 바닥을 지나 280억대에서 버티는 중
그런 누구 말이 맞는지 어떻게 알까요? 바로 수주잔고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 2분기 말 잔고 283억원으로 2018년 1분기 1,091억, 2020년 3분기 1,036억 고점의 4분의 1 수준.
- 최근 저점은 2024년 3분기 174억과 2025년 2분기 176억원, 이후 네 분기 연속 260억~280억대를 지킴.
- 매출과 잔고 변화로 신규 수주를 역산하면 회복이 더 또렷함.
분기별 매출 / 기말 잔고 / 역산 신규 수주 (단위: 억원)
- 4Q24: 175 / 581 / 581
- 1Q25: 261 / 341 / 21
- 2Q25: 225 / 176 / 60
- 3Q25: 39 / 265 / 128
- 4Q25: 126 / 286 / 146
- 1Q26: 156 / 266 / 136
- 2Q26: 256 / 283 / 274
역산 신규 수주는 분기 매출에 잔고 증감을 더한 근사치로 사업보고서의 수주 현황과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2025년 상반기에 분기 21억, 60억까지 말랐던 수주가 올해 2분기 274억으로 올라왔습니다.
2분기는 매출 256억을 인식하고도 잔고가 늘어난 분기로 4Q24 이후 가장 큰 수주가 들어온 셈입니다.즉, 유리기판 이야기가 나오기 전부터 이 회사의 주문은 이미 살아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절대 수준은 아직 낮습니다. 잔고 283억원은 최근 4개 분기 매출 577억의 절반으로 반년치 일감입니다.
2분기 말 잔고에 글라스 본더가 들어 있는지는 이 숫자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실적은 2분기에 돌아섰지만 1년 합산은 본전
2분기만 보면 실적은 괜찮습니다.
매출 256억(+13.8%), 영업이익 35억(+20.7%), 영업이익률 13.7%. 1분기 -20억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그런데 1년으로 넓히면 좀 다릅니다.
최근 4개 분기 영업이익: -25억, 4억, -20억, 35억. 합치면 -6억. 1년 동안 본업으로 번 돈이 사실상 없다는 뜻입니다.
상반기 영업이익도 15억인데, 작년 상반기는 113억이었습니다.
그럼 이 회사는 뭘로 버텼냐.
바로 재무상태입니다.
자본총계 1,855억, 부채비율 13.3%
신고가를 쓴 지금도 시총은 자본총계의 78%(10/7 기준)
즉, 이익은 들쭉날쭉한데 금고는 두둑한 회사.
그래서 시장이 오랫동안 PBR 0.5배 근처에 방치해 뒀던 것입니다.
우리가 가져야 할 관점
수주가 바닥을 찍고 회복하던 기업,
시총이 자본총계를 밑돌던 기업,
실적도 조금 돌아서던 기업에 유리기판 재료가 붙은 그림입니다.
싸게 방치된 이유가 풀리던 참이라 재료에 대한 반응이 컸다고 봅니다.
앞으로 재료의 진위는 수주잔고가 가려줄 것입니다. 삼성전기향 글라스 본더 연내 납품이 사실이면 3분기 말 잔고에 잡히거나, 4분기 중 수주해 납품까지 끝낸 경우 4분기 매출로 잡혀야 합니다. 어느 쪽에도 흔적이 없으면 오늘 주가에 들어간 일정은 근거를 잃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