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서는 거래소가 공개한 저PBR 151곳을 수익성과 PBR, 두 축으로 나눠봤습니다.

돈을 버는데도 싼 곳이 19곳,
돈을 못 벌어서 싼 곳이 38곳.
장부에는 157조원이 있는데 시장은 29조원만 쳐주고 있었습니다.

그럼 시장은 이 종목들을 실제로 어떻게 대해왔을까요?
그리고 이번 3분기, 이들의 성적은 어땠을까요?

낙인 찍힌 종목들, 지난 1년 주가는?

여기서 반전이 하나 있습니다.

저PBR 명단 149곳의 1년 주가 변화율 중앙값은 -14.9%입니다.
같은 기간 상장사 전체의 중앙값은 -20.6%입니다.

낙인 찍힌 종목들이 시장 평균보다 덜 빠졌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수를 하늘로 끌어올리는 동안
상장사 대부분은 1년 전보다 시총이 줄었습니다.
오른 종목은 네 곳 중 한 곳뿐입니다.

저PBR 명단에서는 149곳 중 32곳이 올랐습니다.
지수는 축제였지만 대부분의 종목에게는 혹독한 1년이었고, 저PBR 종목이 유독 더 소외된 건 아니었습니다.

그럼 오른 32곳은 뭐가 달랐을까요?
들여다보면 두 부류로 갈립니다.

이익이 받쳐준 곳이 있습니다.
한화생명은 +36%. 최근 4개 분기 영업이익이 77% 늘었습니다.

DSR제강은 +38%. 영업이익이 28% 늘었습니다.

한신공영은 +37%. 영업이익이 23% 늘었습니다.

동부건설은 +30%.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이익 없이 오른 곳도 있습니다.
파커스는 +63%인데 여전히 적자입니다.

유성티엔에스는 +61%인데 영업이익은 오히려 48% 줄었습니다.

반대편 끝에는
SUN&L(-60%),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63%), 한국전자홀딩스(-63%), 코오롱(-54%)이 있습니다. 1년 새 몸값이 절반 넘게 날아갔습니다.

같은 저PBR이라도 이익이 좋아진 곳에는 주가가 반응했습니다.

PBR이 낮다는 사실만으로는 주가가 움직이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이번 공표가 주가에 의미를 가지려면 명단에 오른 회사가 실제로 무언가를 해야 합니다.

※ 1년 주가 변화율은 1년 전 시가총액과 단순 비교한 수치로, 분할·합병이 있었던 기업은 왜곡될 수 있습니다.

저PBR 기업 3분기 실적 시즌 트래커

그래서 지금부터 봐야 할 건 3분기 실적입니다.
151곳 중 실적을 발표한 곳은 아직 8곳입니다.
(2026년 10월 30일 기준)

▶ 실적이 좋았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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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케이씨(반도체 설비)
3분기 매출 2,515억원, 전년보다 44% 늘었습니다.
영업이익은 255억원. 전년 27억원에서 약 9배가 됐습니다.

영업이익률 10.1%.
2분기(222억원)보다도 더 늘었습니다.
반도체 설비 투자 사이클의 수혜가 숫자로 찍혔습니다.
다만 PBR 0.48배로 명단에서는 가장 비싼 축이고, 1년 주가도 이미 +15%입니다.

② 환인제약(제약)
3분기 매출 716억원, 9% 늘었습니다.
영업이익은 75억원. 전년 36억원에서 두 배가 넘게 뛰었습니다.

영업이익률 10.5%.
2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전년의 두 배를 넘었습니다.

그런데 1년 주가는 -9%입니다.
이익과 주가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③ 한독(제약)
3분기 매출 1,296억원, 오히려 10% 줄었습니다.
그런데 영업이익은 31억원. 전년 2억원에서 크게 늘었습니다.

매출이 줄었는데 이익이 늘었다는 건
비용 구조를 손봤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2.4%로 아직 낮고, 1년 주가는 -28%입니다.

④ 한진(물류)
3분기 매출 8,898억원(+11%), 영업이익 326억원(+6%).
화려하진 않지만 매출과 이익이 같이 늘었습니다.
PBR은 0.17배입니다.

▶ 아쉬웠던 곳

① 한솔제지는 3분기 영업적자 64억원을 냈습니다.
2분기 영업이익 508억원에서 한 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② 현대제철은 3분기 영업이익 871억원으로 전년보다 7% 줄었습니다.
2분기(577억원)보다는 회복했습니다.

③ 현대차증권은 영업수익이 7,203억원으로 세 배 가까이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127억원으로 10% 줄었습니다.

④ SGC E&C는 매출 2,656억원(-18%), 영업이익 110억원(-5%).
건설 경기 둔화가 매출부터 갉아먹기 시작했습니다.

8곳 중 확실하게 좋아진 곳은 케이씨와 환인제약,
개선의 흐름이 보이는 곳은 한독과 한진입니다.

특히 환인제약과 한독은 이익이 크게 늘었는데도 1년 주가가 마이너스입니다.
이익과 주가가 엇갈린 곳, 시장이 아직 숫자를 반영하지 않은 곳입니다.

남은 143곳의 3분기 실적은 분기보고서 마감인 11월 중순까지 줄줄이 나옵니다.

롯데케미칼이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는지.
계룡건설 같은 건설사의 이익이 3분기에도 이어지는지.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본업이 버텨주는지.

다음에 확인해야 할 숫자들입니다.

저PBR 태그가 붙은 회사의 3분기 실적은
세종데이터닷컴(sejongdata.com) 기업 상세 페이지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적이 발표되는 대로 반영됩니다.

영업이익은 좋아졌는데 주가는 빠진 기업이 궁금하다면 기업 시그널(sejongdata.com/signals)에서 따로 걸러볼 수 있습니다.

151곳 중 어디가 그 필터에 걸리는지, 직접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 데이터 기준: 상장사 분기 실적 및 시가총액 자료(세종기업데이터), 한국거래소 「저PBR기업 최초 선정 및 공표」(2026.11.2). ROE·PER은 영업이익 기준. 3분기 미발표 기업의 최근 4개 분기는 2025년 3분기~2026년 2분기. S&K글로벌, 에코심플렉스는 데이터 미매칭으로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