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미국은 한국의 수출 1위, 2위 국가입니다. 한국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두 국가는 어떤 품목을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먼저 중국입니다. 중국이 2024년 10월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는 품목은 반도체 > 원유 > 철강 정광 > 금 > 석유가스 > 구리 정광 > 대두 순입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10월 기준 반도체와 금, 구리 정광은 전년 연간 수입액의 90%를 수입함에 따라 올해 연간 수입은 전년도를 초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금의 경우 21년 473억달러, 22년 767억달러, 23년 922억달러, 24년 10월까지 836억달러를 수입하며 매년 수입액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국제 금 가격을 받쳐주는 또 하나의 강한 요인으로 보입니다. 또한 반도체 수입 회복이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이 올해 전년보다 개선된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하나의 배경이 되기도 합니다.
반면, 원유와 철강 정광, 석유가스, 대두는 전년 대비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지난해에는 자동차가 수입 8위 항목에 올라왔으나 올해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석유 베이스 에너지원과 철강 수입 둔화 등은 중국 내수 경기가 아직 뚜렷이 회복되진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다음은 미국입니다. 미국이 2024년 10월까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입한 품목은 자동차 > 원유 > 노트북 등 > 백신 및 혈액 분획물 > 통신기기 > 반품 제품 > 의약품 > 자동차 부분품 순입니다.
노트북 등이 포함되어 있는 자동처리장치류와 혈액 분획물은 이미 전년 연간 수입액을 넘어섰으며, 연말까지 가면 의약품 역시 전년 수입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자동차와 원유, 통신 기기 등은 전년과 유사하거나 전년보다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의 현대와 기아가 미국으로도 차를 많이 팔며 좋은 실적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시장 수요가 전년보다는 조금 슬로우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미국의 수입 품목 4위를 기록하고 있는 혈액 및 분획물, 면역물품 등의 경우 국내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의 수출 실적과도 맞물리고 있습니다. 관련 제품의 올해 미국 향 수출이 10월 누적으로 전년비 50%가 증가했는데, 미국은 해당 제품을 올해 특히 많이 수입하고 있습니다. 국내 주식 시장이 정말 그야말로 폭망 중인 상황에서도 외국인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사들였는데, 미국 향 수요가 견조하다는 점도 참고해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2024년 기준 한국은 중국의 수입 상대국 2위입니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는 수입 상대국 1위였으나, 2020년 3위로 내려갔다가 2021년과 2022년에는 다시 2위로, 2023년에는 3위로, 그리고 올해는 다시 2위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올해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 대비 올라옴에 따라 중국을 대상으로 한 무역 흑자가 개선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2024년 기준 미국을 대상으로 했을 때 한국은 미국의 수입 상대국 7위입니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6위를 유지하가 2020년~2022년까지 7위로 내려갔고 2023년에는 다시 6위로 올라섰으나 올해는 다시 7위로 내려왔습니다. 특히 하반기로 갈수록 미국을 상대로 한 수입국의 지위가 내려가고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10월 기준 한국은 미국의 수입 상대국 9위입니다.)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반도체를 많이 팔 때, 그리고 미국을 상대로 자동차를 많이 팔 때 상대적으로 견조한 수출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한국 입장에서 보면 2015년에는 한국의 대미 수출 금액은 중국의 50% 수준에 불과했지만, 24년 10월 기준 무려 96%까지 따라왔습니다. 그만큼 국내 기업들이 더이상 중국 시장에 의존하지 않고 미국 등으로도 수출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과거 대비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진 것은 긍정적이나, 트럼프 시대가 곧 개막함에 따라 보편적 관세 도입 여부 등이 앞으로 한국 기업들이 마주할 숙제입니다.
계엄령 이슈로 온 나라가 시끄럽고 시장은 연일 비가 내립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합리적이라고 평가할 만큼 국내 정치 상황이 국내 주식 시장에 미치는 가장 최악의 리스크입니다.
아마 앞으로 한국 시장에서 꾸준히 강한 좋은 주식을 찾기가 정말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실적과 별개로 밸류를 받기가 어려워졌으니까요.
그래도 한국 시장에서 살아남아 보자면 미국과 중국과의 무역 동향도 함께 체크해보며 그나마 수출이 견조한 산업을 참고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