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는 용도에 따라 건축용, 공업용, 선박용, 자동차용, IT제품용 등으로 구분됩니다. 전방산업별로는 건축용 제품의 수요가 가장 크며, 선박용, 자동차용 등이 그 뒤를 따르나 매년 전방산업의 경기 흐름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습니다. 또한 회사별로도 주력으로 하는 페인트 종류에 차이가 있으며, 각 산업별 점유율도 회사마다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국내 건설 경기 둔화에 따라 국내 페인트 기업들의 실적도 둔화되었습니다. 페인트 5사 중 노루페인트를 제외하고 KCC, 삼화페인트, 조광페인트, 강남제비스코는 모두 전년비 매출이 감소하였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전히 국내 건설 기성액은 전년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24년 8월 기준 국내 건설기성액은 전년동월비 7.5% 감소했습니다. 이는 5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며, 4개월 연속 감소는 2020년 이후 처음입니다.
그러나, 건설 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최근 페인트의 국내 수요는 조금 살아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페인트 수요는 페인트 수입 데이터를 통해 참고하고 있는데, 페인트 수입은 지난해 연간 24% 감소했으나, 올해는 9월까지 전년비 12.6% 증가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5월부터 페인트 수입이 전년비 플러스로 전환했으며 8월과 9월에는 각각 전년비 46%, 25% 증가했습니다. 이에 3분기 전체 수입은 QoQ 4.6%, YoY 31% 증가했습니다.
▶ 분기별 페인트 수입 추이
페인트 수요가 회복됨에 따라 국내 페인트 기업들 역시 올해 들어서는 전반적으로 전년비 개선된 실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 24년 2분기 기준 페인트 기업별 매출성장률
또한 3분기에도 전년비 개선세는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 분기별 페인트 수입과 노루페인트 매출 추이
페인트 업계에서 또 하나 주목해볼 만한 점은 바로 선박용 페인트입니다. 국내 선박용 페인트 업계는 주로 합작사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조광페인트는 노르웨이 JOTUN A/S와의 합작사 조광요턴(지분 50%), 노루홀딩스는 네덜란드 악조노벨과의 합작사 아이피케이(40%), 삼화페인트는 일본의 츄고쿠도료주식회사와의 합작사인 츄고쿠삼화페인트(16.24%)를 통해 선박용 도료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관계기업 형태이기 때문에 연결 실적에는 순이익단에 반영됩니다.
24년 2분기 말 기준 국내 조선 4사(삼성중공업,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조선)의 수주잔고 총액은 전년동기대비 21% 증가한 121조 2,343억원입니다. 2020년 4분기 말 36.8조원과 비교할 경우 무려 3.3배나 증가한 수준입니다. 코로나 시기를 저점으로 조선업계의 수주가 지속 증가하고 있음에 따라 선박용 페인트 역시 중장기적으로 상당히 탄탄한 실적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내수 경기에 밀접한 영향을 받는 페인트 업계의 경우 그 자체적으로 드라마틱한 변화나 성장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주요 전방산업이 회복하면 따라 올라가는 것이고, 침체되면 실적 둔화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페인트주에 투자할 때도 내수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면 긍정적인 투자 의견을 내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만, 최근 페인트 수요는 전년 대비로는 개선되는 상황이며, 연결 실적에 직접적으로 반영되진 않지만 선박용 시장에서 향후 좋은 퍼포먼스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이 주요 투자 포인트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